문이 열리는 기척이 나서 유경이 벌떡 일어나 그쪽으로 가보니, 불안한 걸음으로 준혁이 들어오고 있었다. 준혁이 크게 휘청거리기에 반사적으로 준혁을 부축한 유경은 준혁에게서 나는 술 냄새와 담배 냄새에 한숨을 쉬었다.
"무슨 술을 이렇게 마셨어요?"
"으음…… 유경이구나……."
"어휴, 일단 앉아요. 물 드실래요?"
"왜…… 내가 없으면 다른 데 가 있으라고 했잖아."
아무래도 취해서 그런지 준혁은 그 다음에 유경이 어떻게 대답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모양이었다. 유경은 같은 대답을 조금 더 보충설명하듯 돌려주었다.
"네, 혹시 누가 사무실을 뒤지러 오거나 하면 저 혼자서는 위험하니까 아저씨가 늦어지면 꼭 카페라도 가 있으라고 하셨었죠? 그리고 전 안 그러겠다고 했고요."
"위험하다니까……."
완전히 취한 상태인지 다리도 혀도 살짝 풀린 아저씨를 앉히고 나서 유경도 그 옆에 앉았다. 유경은 취한 사람 상대로 소용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차분하게 대답했다.
"괜찮아요. 진짜 위험하면 여기에서 일하게 해달라고 어떻게 말했겠어요. 저 지금까지 아저씨 도와서 잘 했잖아요. 아저씨가 무슨 일을 하시는지 다 아는 건 아니지만 나쁜 일을 하는 게 아니란 거 믿고 있는 데다가, 애초에 아저씨는 흥신소 소장이라기엔 너무 사람이 착해요."